내연기관의 역사왿� 미래에 대해 논하시오.

어릴 적 나는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 풍경 속에는 항상 엔진 소리왿� 함께 따라오는 묘한 기름 냄새, 도로 위를 가득 메운 배기 가스가 있었다. 그때는 그것이 내연기관 때문이라는 걸 몰랐지만, 어렴풋이 ‘무언가 복잡한 기계가 자동차를 움직이고 있다’는 인식만은 분명히 있었다. 특히 겨울 아침, 아버지께서 시동을 걸면 “부르릉” 소리를 내며 진동하던 낡은 세단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떨림 속에서 따뜻한 바람이 차 안에 퍼지던 감각, 그리고 기계가 생명을 얻는 듯한 그 순간이 지금 생각해보면 내연기관에 대한 가장 첫 기억이었는지도 모른다.
내연기관이라는 단어는 흔히 듣는 말 같지만, 막상 깊이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멀게 느껴지는 개념이기도 하다. 우리는 매일같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배달 오토바이왿� 버스, 트럭과 기차 속에서도 이 기술을 접하고 있지만, 그 내부에서 무엇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묻는 순간,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내연기관을 단지 ‘기름 넣고 다니는 엔진’ 정도로만 생각했던 적이 많다. 그러나 전기차왿� 수소차가 늘어나고, 탄소중립이라는 단어가 일상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다. 그제야 비로소 나는 ‘이 기술은 왜 사라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왜 그렇게 중요했는가’를 묻게 되었다.
이번 보고서를 쓰게 된 계기도 바로 이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어쩌면 몇 년 뒤, 나는 더 이상 주유소에 갈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기름을 넣지 않고도 달릴 수 있는 차가 일반화되고, 엔진 대신 모터가 중심이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가 나에게 마냥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편리해진 세상을 향한 기술 진보에 감탄하면서도, 나는 내연기관 특유의 엔진음, 진동, 기계의 거친 숨소리 같은 감각을 잃게 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다. 기계가 단지 도구가 아니라, 우리 삶의 경험이자 추억이기도 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내연기관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세대의 흔적’이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