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책을 처음 마주한 건 우연이었지만, 그 만남은 제법 강렬했다. 어느 날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발견한 표�� 속, 무표정한 노인의 뒷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당시 나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었고, 특별한 자극을 주는 이야기를 찾고 있었다. 책 표��에 적힌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장난스러운 농담처럼 느껴졌지만, 곧 호기심이 생겼다. 백 살이나 된 노인이 창문을 넘는다는 설정은 현실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단순한 유머나 풍자가 담긴 이야기일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어쩌면 그 안에 우리 삶을 비추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그 무렵 내게 필요한 건 무거운 진지함보다 가벼운 웃음과 약간의 통찰이었다. 그래서 처음 몇 장을 넘겨보며 어떤 느낌인지 가늠해보았고, 순식간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문장은 어렵지 않았고, 이야기의 톤은 유쾌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마치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지만, 그 속에 삶의 진실이 스며 있는 느낌이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나는 이 이야기가 단순한 도망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되었다.
또한 내가 특히 끌렸던 부분은 바로 ‘백세’라는 나이였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조용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런 통념을 정면으로 부순다. 백세의 나이에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나는 큰 자극을 받았다. 나이든다는 것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그 시작이 아주 엉뚱하고 유쾌할 수도 있다는 상상은 내 삶에도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책을 집어 들었던 그 순간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나는 이 이야기 속 노인의 태도에서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줄거리 속 기이한 여정
이야기는 어느 스웨덴 시골의 양로원에서 시작된다. 백 번째 생일을 맞이한 주인공은 요란한 생일파티를 앞두고 있다. 마을 시장이 직접 방문하고, 지역 언론에서도 축하 인사를 보낼 예정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는 전혀 기쁘지 않다. 그가 원하는 것은 성대한 축하도, 주변 사람들의 관심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