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계 소설]토끼전의 댿�립��상과 의미 고찰

토끼포획 계열에서 제시되는 토끼의 삶은 비극적 양상을 띠고 있다. 강자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약자인 토끼는 생존 그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강자들에 의한 생존의 위협 속에서 토끼가 살아날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은 거짓말이라는 임기응변적 꾀에 의존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약자의 전형으로 제시된 토끼는 바로 당시의 서민층을 대변하며, 그가 보여 주는 삶의 모습은 바로 당시 서민생활의 실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토끼전>은 거짓말과 같은 임기응변적 꾀에 의존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조선후기 서민생활의 비극적 실상을 보여 준다.
그런데 우화는 이러한 비극적 삶을 형상화해 내는 데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화는 본래 의인화된 동물을 통해 도덕적인 주제를 표현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람 아닌 동물이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진지함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우화는 비장이나 숭고보다 골계에 더 적절한 문학 형태라 할 수 있다.

육지왿� 수궁의 공간대립을 통해서 중앙정부의 민중수탈과 이에 대항한 민중의 항거를 형상화하고 있다. 수궁계왿� 육지계의 통치자가 합세하여 민중의 삶을 유린하려는 행위를 통해 중세 봉건 통치집단의 수탈이 보편적 현상임을 드러내고, 우월적 세계에 의해 통치자의 수탈에 대항한 민중의 항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수궁계에서의 인물들간의 대립을 통해 통치집단의 무능과 부패, 이들의 내부 분열로 인한 혼란한 정치적 현실을 드러내며, 육지 공간 내에서의 대립을 통해 향촌사회의 붕괴 현상과 민중이 겪는 사회적 고난을 노정하고 있다. 인물들간의 대립은 중세 봉건 국가의 혼란한 정치사회적 현실을 노정하는데 이바지 하고 있다.
<토끼전>은 우화소설이라는 형식을 바탕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현실을 반영하고 풍자한다. 그러나 또한 우화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인해 강조될 수밖에 없는 해학적 의미가 풍자적 의미를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은 <토끼전>이 지니는 한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