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감상문] 아��랑 감상문

『아��랑』, 솔직히 예전부터 읽고 싶은 마음은 있었던 책이었지만 무려 12권에 달하는 대하 역사 소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감히 읽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도서 대여점에서 우연히 그 책을 본 순간 방학이라는 휴식기간에 이제는 읽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아��랑』을 선택했다. 그 선택은 이문열의 ‘선택’에서 만큼이나 운명적이며 극단적인 선택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 선택은 하나의 모험이었고 실험, 그 자체였다. 역시 대하소설이다 보니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처럼 수많은 인물이 등장했다. 덕분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약간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도 이 글을 읽으면서 가장 불편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한 ‘사투리’이다. 대화문의 거의 모두가 사투리로 되어 있는 만큼 이 책은 상당히 향토적이며 시골의 냄새가 난다. 물론 등장인물이 일제 치하 시대의 일반 백성들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 대하소설이라는 지루함을 없애는 데에는 사투리가 큰 공헌을 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솔직히 이런 장편 소설을 읽어 본 일이 처음이라 소설의 첫 부분이 어떻게 시작될까 궁금했었는데 의외로 흥미롭게 사건이 진행되어서 1권부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첫 부분은 주인공인 방영근이 일본의 역부로 끌려가는 모습이어서 첫 장면부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방영근은 빚 때문에 역부로 끌려가게 되었지만 역부로 끌려가서도 일당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그런 일을 알게 된 지삼출은 빚쟁이인 장칠문에게 박치기를 해버린다. 이 대목에선 내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흐를 정도로 통쾌했다. 여기서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장칠문은 앞으로의 파란만장한 인생 속에서 주인공보다 빛나는 악역이 된다. 한편, 장칠문을 박치기한 지삼출은 일본 헌병에게 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한다. 그 곳에서 지삼출은 통변에게 두 가지 권유를 받는다. 그것은 처벌로 옥살이 1년을 살 것이냐 아니면 철도 공사장에서 일을 할 것이냐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