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독후감>이중나선을 읽고

처음 이 책의 제목인 “이중나선”을 들었을 땐, 지금 생물책에서 배우고 있는 복잡하게 꼬여 있는 이중나선의 그림과 이해하기 힘든 설명들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리고 자연히 이 책을 읽는다는 것도 내게는 생물 공부의 연장되어 오는 어려움으로 다가왔었다. DNA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라고는 백과사전이나 교과서에서 본 단편적인 지식은 말그대로 들뿐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 느낌을 적는 지금은 나의 생각은 달라졌다.
이중나선의 발견은 생물학의 역사상, 다윈의 진화론 이후로 최대의 사건에 꼽힐만한 중대한 일이었다. 1953년 4월 25일 세계적 과학전문지 ‘네이처’에는 ‘핵산의 구조’라는 논��이 발표됐다. 논��의 저자는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었다. 이 논��은 아주 짧은 논��이었지만, 과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논��에는 지구의 생명 부호 외에는 실려 있지 않았지만, 이 발견 이후로 생명과학은 말그대로 폭발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고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생명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고 응용하려는 분자생물학이 생물학의 총아로 떠오른 것은 물론, 각종 생명현상의 비밀들이 하나씩 풀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중나선의 발견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아직도 그 비밀들 속에서 헤매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굉장한 발견 뒤에는 분명 놀라운 뒷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지레 짐작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왓슨이 그 뒷 이야기를 적은 “이중나선”은 생각만큼 무겁고 심각하거나, 또 아주 놀라울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왿� 똑같이 희망에 부풀어 있다가 좌절하기도 하고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기도 하는 평범한 인간인 과학자들의 일상적인 이야기였다.
2차대전 이후 미국 생물학계에서는 유럽에서 건너온 과학자들이 크게 활약하고 있었다. 인디애나 대학의 살바도르 루리아왿�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막스 델브뤽도 그런 사람들이다. 두 사람은 박테리아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를 연구하는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