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피고인(The Accused)을 통해 본 여성 억압의 극한, 성폭력

최근에 또 성폭력 사건이 보도되었다. 제주도에 사는 김모씨는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1년 동안 21번에 걸친 강도 및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성폭력은 흔히 어느 정신 이상자인 낯선 남성이 노출이 심하거나 밤늦게 돌아다니는 여성에게 행하는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행동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성폭력은 정신 나간 남성 개인의 행위일까? 아니면 사회적인 문제일까? 둘 중에 어느 한 가지만이 그 해답은 아니겠지만 연구자는 이제껏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을 남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통념이 더 강하였다고 판단하고, 본 보고서에서는 성폭력에 미치는 사회적인 영향을 더욱 중점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는 오래 전부터 여성을 둘러싼 갖가지의 성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의 심각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1975년 2744건이던 강간범죄는 1980년 이래 매년 5000여 건 이상 보고되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1989년의 법무부에서 발표한 `범죄백서`에 의하면 신고율은 실제 발생건수의 2.2%에 불과하다고 하니 이를 근거로 계산해 보면 한해 25만 건, 하루 685건, 한 시간에 29건, 2분마다 1건의 강간이 발생하는 셈이다. 결국 성폭력의 실체는 이제까지 거의 은폐되어 온 셈이다. 그래서 한 여성지는 만평에서 신고만 제대로 했다면 한국이 성폭력 발생율 세계 1위일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내가 조나단 카프란 감독의 피고인(The Accused)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 왜 이렇게 끊이지 않고 일어나며 또한 대부분의 성폭력 사건이 은폐되고 있는 것일까. 이 영화가 비록 1980년대 후반에 나왿� 현재왿� 시간적 격차가 꽤 있긴 하지만 여전히도 이 영화에서 묘사하고 있는 것들이 현대 한국사회의 성폭력 사건과 그 해결 과정 등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고 판단하기에, 나는 이 영화를 통해서 여성에 대한 극한의 억압인 성폭력과 그 해결 과정의 전반을 살펴보고, 그 해결에 있어서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서 모색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