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화사]제노사이드를 읽고

2. 제노사이드란?
제노사이드의 개념은 폴란드 출신의 유대인 법학자인 렘킨(Raphael Lemkin)이 저술하고 1944년 발행된 ‘점령된 유럽에서의 추축국 통치’에서의 제9장에 잘 나타나있다. 제노사이드는 인종이나 종족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genos에 살인을 의미하는 라틴어 cide를 결합하여 만든 합성어로 집단 학살과는 다른 개념이었다. 집단 학살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설명하기에는 범죄의 근본적 동기왿� 전모를 해명하는 데 불충분하기 때문이었다. 렘킨은 제노사이드를 ‘어떤 집단을 절멸할 목적에서 그 집단 구성원들의 생활에서 본질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토대들을 파괴하기 위해 기도되는 다양한 행위들로 이루어진 공조 가능한 계획’이라 정의했다. 여기서 계획은 ‘한 집단의 정치 제도왿� 사회 제도, 문화, 언어, 민족 감정, 종교, 경제적 생존 기반을 해체하고 개인적 안전, 자유, 건강, 존엄성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그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생명까지 파괴’하려는 계획이다. 렘킨은 제노사이드의 유형을 여덟 개의 분야로 나누어 제시하였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정치 : 창씨 개명, 모든 정당의 해산, 자국민의 점령 지역 이주, 점령 지역에 살고 있는 자국민들에게 특권을 부여하고 그들을 통치의 앞잡이로 활용
2) 사회 : 저항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지식인들과 성직자 제거, 점령국의 법 체계 이식
3) 문화 : 모국어 사용 금지, 초등 교육과 직업 교육에 바탕을 둔 우민화 정책, 자국민 교사를 통해 점령국의 이데올로기 주입, 일체의 문화 활동 통제, 민족적 전통을 상기시키는 모든 기념비의 파괴왿� 문화 기관 폐쇄
4) 경제 : 경제적 생존의 토대를 파괴하기 위해 토지왿� 기업 몰수, 일체의 상업 활동 금지, 은행 장악
5) 종교 : 민족 정신을 함향하는 종교 기관 타압, 성직자 제거, 청소년들에게 점령국의 대체 종교(이데올로기) 보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