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미래로부터의 반란

나이스 운동화에 무작정 화를 내는 딸아이를 보면서 예전의 생활과 비교하면 정말 행복한 거라고 설교를 해 보려고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새로운 미래가 다가올 것은 알지 못합니다. 미국에서 온 조카들의 요란한 머리색과 피어싱을 보고 놀라지만 정작 조카들은 인식도 하지 못하고 조카들의 엄마도 오히려 모범생이라는 말에 다시 한 번 놀랍니다. 92년 당시 역시 사회는 아직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 우리 아이들이 그런 모습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90년대 학껓에선 머리카락이 길면 자르거나 체벌을 가하며 생활지도를 했습니다. 염색을 하는 행위들을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탈행위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 때 이런 식으로 생활지도를 했지만 크게 반발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그런 일을 용인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그런 사회분위기를 아이들도 별 거부감 없이 따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다릅니다. 아이들이 몸의 욕구를 저급한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5천년전의 신성했던 문신행위, 3천년전의 죄수나 범죄자들에게 새기던 문신, 폭력 집단끼리의 소속 구분과 결속을 다지기 위해 새기던 문신이 이제는 아이들의 자기를 표현하는 욕구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들의 가치관과 행동에 변화가 온 것입니다. 의식 구조에서 몸의 지위가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은 자기 정체성의 주된 근거가 몸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자기 정체성의 주된 근거가 머릿속에 든 진보적 이념, 즉 지적 소양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아이들과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농경사회왿� 근대사회를 거치면서 노동력의 중요성은 당연시 여겨졌고 신분제 또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런 시대에 왕이나 영주는 농노가 자신의 노예적 지위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부리기가 한결 편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몸의 통제를 한 것입니다. 학껓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제를 한 것입니다. 기성 세대의 의식은 근대 사회왿� 근대 학껓 교육의 산물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