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기호학적 분석 깿�기덕의 영화

너무나 간결한 영화의 제목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았을 때에도 역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순환하고 생성하는 삶에 대하여 군더더기 없이 그 의미를 말해주고 있다. 영화가 내용을 말하기도 전에 우리는 그 제목의 간결함에서 첫 번째 감동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각 계절이 시작함에 따라 영화는 친절히 우리에게 그 시작을 알려주고 있다.
계절마다 그 계절의 이름이 불교적 내용이 적힌 한지 위에 한글로 적혀져 나온다.
한글은 붓글씨로 적혀져 있으며 배경은 아래한글과 한자가 뒤섞여 있다 이로써 우리는
종이의 재질, 서체 등 여러 요소에서 한국적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장면과 함께 몇 초간의 침묵. 그 뒤 아무런 장치 없이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스스로 열리는 문은 이미지를 넘어 “이제 봄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봄의 이야기는 계절의 시작 즉, 우리 인생에서 아동기적 시절을 보여주며 동승과 노승 그리고 암자라는 공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문을 통해 암자를 벗어나 물고기, 개구리 그리고 뱀에게 돌을 실로 동여 메는 동승의 모습에서 업을 생성하는 단계임을 알 수 있다. 업을 짓고 있는 동승은 그 장면에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데 이는 동승이 죄를 짓는다는 점을 모른다는 것, 이러한 죄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물고기에게 개구리에게 그리고 뱀에게 업을 짓는 순간 배경음악으로는 반야심경이 쓰이고 있다. 반야심경을 알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순간 장면과 음악이 주는 모순과 대립에서 충돌하는 무엇인가를 느꼈을 것이다.
반야심경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법전이며 공(空)사상이 그것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반야심경에서는 성과 속, 죽는 것 사는 것, 더러움과 깨끗함 등이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삶에의 진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감독의 구도적인 의도를 알 수 있다. <봄>에서 노승은 한결같이 동승을 쫓아다니며 업을 짓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