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론]메가스터디 기업에 대한 분석

<2004년 2월 16일, 서초 메가스터디 학원 교무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릅니다!"

회의 테이블 한편에 앉은 언어영역강사 이만기 선생이 오랜 적막을 깨고 한숨 섞인 어조로 내뱉듯이 말했다. 그의 한 숨이 맞은편에 앉은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사장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에 닿을 때쯤에는, 둘러앉은 여러 강사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부사장인 동생 손성은씨 보다도 손주은 사장은 더욱 더 긴장하고 있었는지 테이블 위에 놓인 생수를 연신 들이키고 떨리는 왼손에 쥐고 있는 손수건으로 식은땀이 흐르는 이마를 자꾸 문질러댔다. 평소에도 잘 긴장하지 않는 그였지만, 자칫 일이 잘못되면 그가 여태껏 쌓아온 커다란 성과들이 단 한 번의 파도에 모두 쓸려가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그 정책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손성은 씨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랬다. 그렇지 않아도 구조적으로 쇠퇴해가는 공교육에 비해 날로 비대하게 성장해 가는 사교육 시장, 그 정점에 서 있는 메가스터디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을 즈음에 날벼락 같이 날아든 그것은 비보였다. 공교육의 대표 격인 EBS 교육방송을 이용한 고교생의 대학수학능력 평가제. 안 그래도 코리아에듀(Korea Edu)나 스카이에듀(Sky Edu), 이투스(Etoos)등 온라인 교육계의 경쟁자가 자꾸만 치고 올라오는 이 시점에, 이 제도가 채택되었을 때 최악의 경우에는 메가스터디의 자리를 EBS 교육방송에 내어주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몰랐다. 아니, 적어도 다른 온라인 학원에 경쟁우위를 내줘야 할지도 몰랐다. 이 모든 사실을 익히 잘 알고 있는 손주은 선생으로서는 이렇게 강사들 앞에서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사회탐구영역 강사이기 보다는 이 시간, 메가스터디의 최고경영자로서 이렇게 강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이지만 역시 난감했다.

"만약 교육정책이 EBS를 활용하는 쪽으로 넘어간다면 아무리 우리 학원이 건실한 기업이라고 해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지금에 맞게 구조조정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