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대사]로마 시민의 삶

2300여년 전의 일이다. 당시 감찰관이었던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가이쿠스가 로마왿� 카푸아 사이의 건설을 시작했으며 후에 계속 연장되었다. 초기 건설자인 아피우스의 이름을 따 아피아 가도라 했고, 그것은 그 일부가 지금까지 기능을 하고 있다 했다. 2300년이라... 당시의 나는(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해할 수 없는 연대이다.
그때 로마시민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이는 결코 문화 사대주의가 아니다. 이곳 명지대에서 수업을 들으며 처음 답사의 경험을 했던, ‘덕수궁 중화전 당상에서의 등골을 타고 흐르는 전율을 그들도 느끼겠구나’ 하는 마음에서 온 것과 같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일부러 현장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상생활 중에 2300년 전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군대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10권까지 읽으며 로마에 대한 열망에 불탔고(과장 같은가? 전혀 과장이 아니다) 버나드 루이스의 ‘중동의 역사’에서 이슬람 세계를, 마르크 불로크의 봉건사회에서(이건 좀 읽기 힘들었다. 양이 양이니만큼) 중세 유럽을 꿈꿨다. 이 중에서도 특히 시오노 나나미의 영향이 컸다. 그녀의 역사 서술 방식이 학계에서 논란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난 현재를 살아가는 일반으로서, 그녀의 추측이 충분히 즐거웠다.
‘그들은 이런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닐까? 충분히 그럴듯하지 않은가...!’ 나 역시도 이런 생각을 한다. 당시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갔을까... 내가 혹시 TV나 책을 통해 접한 그런 형태의 삶과 사고를 지녔을까?

이번에 로마에 관련된 과제를 받고, 두 가지의 주제로 고민했다. ‘로마제국에서의 기독교’왿� ‘로마시민의 삶‘. 하지만 나는 나왿� 같은 모습으로(사람으로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삶을 가졌을 시민의 삶으로 정했다. 서울시민인 나왿� 로마시민을 비교해 본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 않은가!

*고대로마는 로물루스 형제가 건국했다고 하는 기원전 753년부터 서로마제국이 멸망하는 기원후476년까지, 1000년이 넘는 세월에 걸친 역사를 지닌다. 이런 긴 시간의 역사를 모 두 설명하는 것은 물론 힘든 일이고, 조사의 토대가 되어준, 제롬 카르코피노의 ‘고대 로마 의 일상생활’ 에서 중점으로 다룬 트라야누스왿�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대를 내가 그리는 시 민들의 현장으로 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