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반세계화의 세계화

1. 머리말

1989-91년 소련․동유럽 블록의 붕괴 이후 득세했던 ‘자본주의 외의 대안 부재’론은 1990년대의 세계가 번영과 평화의 ‘새로운 세계질서’가 아니라, 경제위기왿� 궁핍, ‘20 대 80의 사회’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시기였던 것으로 판명되면서 호소력을 상실했다. 이 과정에서 1999년 11월 ‘시애틀 전투’는 하나의 분수령이었다. 시애틀 전투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인류에게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웅변하면서, 체제에 대한 집단적 저항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부활하기 시작했음을 보여 준 신호탄이었다.

시애틀 이후 출현한 반세계화 운동에서 새로운 점은 무엇보다도 “총체성에 대한 인식, 어떤 특정한 양상이나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체제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Callinicos, 2001b: 388)이었다. “시애틀 이후 정치가 우리를 그토록 흥분시키는 것은 새로운 활동가 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에너지왿� 창조성뿐 아니라, 이 운동이 자본주의를 하나의 총체로 파악하고 그 정당성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이러저러한 불평등이나 실패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부도덕함 및 인간과 자연의 상품화, 집단적 잠재력의 부정, 경제․사회․정치 권력의 국가적․국제 집중과 그 결과로서 의미 있는 대중민주주의의 타락이다”(Gindin, 2001: 361). 반세계화 운동에서 무수한 다양한 요구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들을 통일시켜 주고 오늘 운동에 새로움을 부여해 주는 것은 바로 이왿� 같은 반시장․반상품화 정서, 즉 ‘반자본주의 정서’라고 할 수 있다. “삶의 모든 측면의 사유화왿� 모든 활동과 가치의 상품으로의 전화는 오늘 수천의 사회운동 단체들이 함께 싸울 수 있도록 묶어 주는 공통의 적이다. …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신은 공동 재산의 급진적 회복이다. 팽창하고 있는 시장이 우리들의 공유 공간 ― 시내의 광장, 거리, 학껓, 농장, 공장 ― 을 대체하면서 저항의 정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