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로버트 달 민주주의

제 1부. 민주주의의 기원

흔히 민주주의가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확산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고대 그리스왿� 로마에서의 민주 정치 이후 민중에 의한 정부는 쇠퇴왿� 해체의 과정을 겪었으며, 한편 민주주의라는 것이 한 번에 갑자기 고안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적당한 조건들이 갖추어진다면, 즉 집단의식의 존재, 외부 간섭의 부재, 평등성에 대한 수용 등이 갖추어진다면 언제든 민주주의는 독립적으로 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소규모 집단으로 채집ㆍ사냥을 하던 원시시대에는 이러한 평등의 논리에 의해 일종의 원시적 민주주의 형태가 존재했으나, 농업과 교역을 위한 정착된 공동체가 생겨나면서 민주주의를 위한 조건이 사라졌고, 그에 따라 다른 형태의 통치체제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기원전 500년경 지중해 연안의 세 지역(그리스, 로마, 이탈리아)과 북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민주주의에 우호적인 조건적 상황이 다시 형성되어, 원시적 민주주의가 발달된 형태로 재창조 된다. 수많은 도시국가로 이루어진 기원전 500년의 고대 그리스에서는 데모크라시(democracy)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그 중 대표적인 도시국가인 아테네에서는 직접 통치에 참여하는 체제를 채택하여, 자격을 갖춘 시민들 중 추첨을 통해 선출된 사람들로 의회를 구성하는 방식을 따랐다. 그리고 로마에서는 공화국(republic)이라고 부르는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공화국 통치 참여의 권리는 귀족에게만 부여되었으나, 투쟁을 통하여 평민도 참여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 후 지배 영역을 넓혀간 로마는, 로마 시민권을 피정복민 에게도 부여하였으나, 시민 수왿� 영토의 증가에 맞추어 정부 제도를 적절히 개편하지 못하여(예컨대 대의제왿� 같은 해결책), 실제적인 참여기회는 보장하지 못하였으며, 로마 공화국은 제국으로 바뀌게 된다. 그 후 1100년경에 북부 이탈리아의 많은 소규모 도시에서 민중 통치체제가 다시 등장하였다. 처음에는 사회 상류 계층에게만 통치 참여가 허용되었으나, 중산층에게까지 확대되게 된다. 그러나 여러 요인에 의해 민주주의는 또 다시 위기를 맞았으며, 도시국가들은 민족국가의 출현에 의해 수명을 다하게 되었다. 이 세 지역의 민중정부들은 선출직 대표들로 구성되는 중앙의회, 민중의 선택에 의해 구성되는 지방정부들, 지방단위왿� 중앙의 의회를 결합한 형태의 정치체제가 고안되지 못했다. 정치제도들을 이왿� 같이 조합한 체제는 북유럽에서 등장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