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감상]괿�객모독 분석

1966년 미국에서 개최된 47년 그룹의 회의에서 세인의 이목을 끌면서 문단에 등단한 한트켿�는 희곡 작가로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종래의 희곡적, 연극적 인습을 무자비하게 파괴해 버리는 것으로 그의 데뷔를 장식하였다. 그는 처녀작인 ⌜괿�객모독⌟에서 관객의 피동적, 소비자적인 관극 태도, 어둠 속에 숨어서 무대상의 사건을 훔쳐보는 관음적 태도,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적 요구, 제 4의 벽을 전제로 하는 극적 사건 진행과 허구 등등을 버려야 할 속성이라고 비난의 홍수를 퍼붓는다. 이 작품에서 한트켿�가 문제삼은 연극적 관행은 그 후 다른 연출가들에게 많은 연극 개혁의 단서를 제공하였다.

1. 서 문

다음은 연극을 보고 난 직후의 짧은 감상이다.

막이 없는 무대, 놓여있는 네 개의 의자, 환한 조명, 그리고 연출자가 등장한다. 그가 들어가고 네 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배우는 관객들을 응시한다. 그리고 대화한다. 그들은 언어 연극’에 대해 설명한다. 내가 생각하는 연극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뭔가 특별한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정말로 나에게 얘기를 하듯이 내 눈을 맞추고 내 반응을 살핀다. 연극을 보면서 배우가 나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보다 더한 긴장감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계획적이지 않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화한다. 이야기를 하면서 웃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한다.
(중략)
극이 마지막을 향해 달린다. ‶모욕하는 것도 역시 여러분과 이야기 할 수 있는 한 방법이기 때문에 여러분은 아마 모욕을 받아들이실 겁니다. 비방을 하면서 우리는 서로 가까워 질 수 있습니다 ... 우리가 비방하는 것의 주제는 바로 너희들이다. 너희들 멍청이들은 우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하지만 극의 막지막, 여기에서 그들의 생각은 틀렸다. 욕은 오히려 이것이 연극임을 상기시켜주었다. 욕이 아닌 욕. 극에 몰입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배우만이 흥분한 상황에서 극중극의 연출자가 등장하여 물총을 쏘아대더니 급기야 관객들에게 물세례를 한다. 난장판이 된다. 좌석을 바꾸길 잘했다. 드디어 끝났다.

난 무엇을 본 것인가. 이해하기도 어렵고, 이해를 못하니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 한다. 첫째, 대본을 읽는다. 둘째, 관련 서적을 참고하며 연극을 분석한다. 셋째, 연극을 한 번 더 본다. 그리고 지금 두 번째 단계를 실행하고자 한다.
“극작가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그는 그것을 얼마나 잘 해냈는가, 그것은 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이것은 괴테가 연극 비평에서 제시한 기본적인 세 가지 질문이다. 나는 괴테가 던진 세 가지 질문의 틀을 이용하여 ⌜괿�객모독⌟을 살펴볼 것이다. “이전의 연극 관행과 관습을 뒤집고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면서까지 그가 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는가. 그는 무엇을 하고자 했으며, 어떻게 해냈고, 또 그것이 잘 표현되었는가. 그리고 그의 시도는 가치가 있었는가.” 지금부터 이 물음들을 중심으로 ⌜괿�객모독⌟을 고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