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왿� 스모크 감상문

이 두 작품 중 나는 먼저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라는 작품을 접했다. 책은 두툼한 한권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은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영화화한 스모크왿� 블루 인 더 페이스의 시나리오였고 본 이야기는 7장정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이야기였다. 나는 이 소설이 스모크란 영화의 원작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짧은 이야기가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졌을까 하는 의문과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겨났다. 폴 오스터란 작가는 과연 어떻게 이 몇 장의 종이 속에 자신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문 혹은 의구심에서 출발한 나의 책읽기는 책을 읽어 가면서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등장인물과 사건의 내용은 단순하였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고 나에게 많은 생각을 요구했다. 그리고 오기의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이 나에게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움을 던져주었고 오기가 눈먼 할머니왿� 함께했던 크리스마스왿� 카메라에 얽힌 이야기는 무엇인지 모를 잔잔한 감동을 가져다주었다.
이렇게 소설을 읽고 난 후 과연 이 소설을 어떻게 영화화 했을까 하는 궁금함은 더 커졌다. 또한 스모크의 감독이 웨인 왕 이라는 유명한 감독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몇 일후 드디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1995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화려한 영상과 볼거리에 익숙해진 신세대 들이 보기에는 다소 볼거리나 영상미등은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담고 있는 잔잔한 내용과 각 인물들의 연기는 많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마지막 흑백화면과 음악으로 처리된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집약되어 영상으로 표현된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눈먼 할머니왿� 오기가 서로가 거짓을 말함을 알면서도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보내는 장면은 대사가 한마디도 없었지만 어떤 대사로도 표현 못할 영화의 장점이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기가 진솔하게 털어놓는 말로 구성된 이야기도 긴 호흡으로 구성되어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있는 것 같이 느끼게 되는 특이한 구성도 볼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