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까미유 끌로델

까미유 : 질투하는 건가요?
로댕 : 질투? 내가?! 난 인생을 조각해! 죽음이 아냐! 넌 삶을 경멸하잖아! 고통을 찾지!
고통에 취해있어! 그리고 고통을 창조하지! 우리가 함께 작업했던 작품은 훌륭했잖아.
까미유 : 당신을 위해 작업했던 작품들이 훌륭했던 거겠죠! 끌로델 양! 로댕의 제자!
로댕 : 넌 정말 최악의 적이었군. 이제 깨달았어..
까미유 : 당신은 내 젊음과 작품 모두 다 가져갔잖아요!

(중략)

상당한 공통점을 가졌음에도 필자가 갈등 끝에 여류 천재조각가 까미유 끌로델의 이야기를 선택하게 한 두 영화 사이의 결정적 차이점은 몇가지 존재했다. 첫째로 거장과 신예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아��H의 이야기』가 누벨바그의 살아있는 신화, 고(故) 프랑수아 트뤼포 (Franois Truffaut)감독의 1977년작이라면 『까미유 끌로델』은 촬영기사였던 브뤼노 뉘탱(Bruno Nuytten)의 감독 데뷔작이다. 둘째로 ‘거장의 딸’과 ‘천재 조각가’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아��H는 아�� 위고의 약자로써 그 유명한 빅토르 위고의 둘째 딸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자신을 옭아매는 굴레라고 생각한다. 반면 까미유 끌로델은 중산층에서 태어나 자신의 힘으로 조각가로 출세한다. 그녀에게 있어 부모는 조언자일뿐 자신을 지배하는 사람은 아니다. 미칠듯한 사랑에 빠졌다가 실패를 경험하고 만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낸다는 점에서 완벽하게 일치하는 두 사람이지만 두 사람을 둘러싼 가정환경 및 만년에 이르는 과정은 다른 색깔을 띠고 있다. 셋째로 사랑하는 대상의 차이다. 아��이 사랑했던 것은 한 대위지만 그것은 그 남자가 너무나 훌륭해서라기보단 콤플렉스 덩어리왿� 같은 그녀가 집착하게 되는 도구로 표현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까미유가 사랑했던 것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이다. 당대 최고의 예술가이자 추악한 이기심과 위대한 예술혼을 한몸에 담고 있는 남자. 아��이 사랑했던 남자왿� 까미유가 사랑했던 남자는 그 무게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