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왿� 자본주의 정신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경위는 ‘막스 베버’ 라는 학자에 대한 막연한 의문과 호기심 때문이었다고 하겠다. 선배가 선물해 준 책을 책장에 꽂아둔 지도 보름이 훨씬 지났지만 나는 책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여러 가지 바쁜 일들이 있었다는 그럴 듯한 이유가 있겠으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문체의 딱딱함과 내용의 어려움이었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이 책은, 들고 다니기만 하더라도 부담?을 가질 만한 책이었고 그러한 이유에서 나는 한동안 이 책을 사유의 도구가 아닌 액세서리의 하나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손에 집어든 책을 읽지 않기도 겸연쩍은지라 서문부터 차례대로 읽고 있던 차에 때마침 독서과제가 던져졌고 목록에 속하는 책이므로 망설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조금 더 알아봐야 하겠다는 순수한 학구열이 작용했는지, 나는 나보다 백년 먼저 세상을 살았던 이왿� 조용한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어느 고전이나 예외가 없겠지만, 내용을 한 번 읽고서 그 의미를 파악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이 책도 마찬가지여서 한 문장씩을 곱씹어 가며 읽어야 했고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나열되는 상황 앞에서 내 자신의 무식함을 한탄하며 겸손한 태도로 배움의 열기를 더해 갔다. 서문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대부분의 내용들은 서양 우월주의에 기초하고 있는 듯 하여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으나 그 나름대로의 사유의 방식이 있겠다 싶어 최후의 순간까지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리엔탈리즘이라 비판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했으나 나는 일단 배울 점을 찾아 배워 나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 한 단락 접어 두기로 했다.
사회를 이루는 체제에 대하여 베버는 그것이 온전히 ‘정신’으로 인해 귀결된 것은 아니지만 ‘정신’의 역할과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발전의 기제로 삼은 것 중에는 칼뱅주의(흔히 말하는 Calvinism)-예정설에 근거하여 낭비를 배제한 끊임없는 이윤추구왿� 재투자의 과정-을 언급한다. 베버는 루터주의에 기반한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에서 칼뱅의 사상으로 넘어오게 되면 시민은 자신의 자율성으로 계산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민의 직업수행이 고도의 정신적, 문화적 가치왿� 연결되지 않은 곳에서는, 주관적으로 경제적 강제에 의한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게 된다. 따라서 올바른 시민 정신(즉, 프로테스탄티즘)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