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ked Ape 서평

‣ 들어가며
고등학껓 2학년 때의 일이다. 나름대로 생물학을 좋아하는 모범생이라 생각했던 나는 책 읽기의 방법에 관한 어떤 이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random accessing의 첫 출발점으로 리처드 도킨스가 쓴 [The Selfish Gene]이라는 책을 구했다. ‘선정적이거나 마음에 끌리는 제목의 책부터 시작해서 그 안에서 내용을 가다듬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선택하리라’고 생각 했었다. 그러나 나는 시작부터 참패를 맛보았다. 무슨 내용인가? 도저히 알 수 없는 말들만 나열하는 한 생물학계의 석학은 내 흥미를 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98년에 자연과학부로 입학했고, 그 이후로도 3번 정도 [The Selfish Gene]에 도전하였다.
사람들은 사물의 현상을 이해하는 눈(보는 눈과 구별하여)은 그가 가진 paradigm의 소산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고전 역학의 눈으로 현대 물리를 이해하기란 불가능 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내가 대학 2학년 때의 일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The Selfish Gene]을 집어 들었다. 그 동안 나는 대학 생물학 및 생명과학에 관한 기초적인 수업을 들었던 터라 그 전에 이해할 수 없던 난해한 terminology왿� 영어권 책을 번역했을 때 느껴지는 이국적인 느낌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책 읽기는 훨씬 수월했다. 저자의 말은 내 머릿속에 파고들었고 책을 덮은 후에는 심지어 다른 세상에 왿� 있는 것 같은 기분에 sentimental 해 졌었다. 과학은 사실과 합리주의로 설명되는 지적 작업이라 생각했던 나는, 유물론적 사고방식이 가져다주는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것은 그 이후로 내가 생각하고, 공부하고, 행동하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일반인이 이 [The Naked Ape]를 읽고 저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나처럼 사고의 전환이 가져다주는 신비로움을 즐길 이도 있겠지만, 종교왿� 문화, 도덕적 선 개념들을 가진 이들 중 대부분이 이 ‘데즈먼드 모리스’를 과학자로 봐줄지가 의문이다. 심지어 변태 성욕자라 치부할 지도......
그러나 내가 아는 범위에서 그는 진지한 과학자이다. 과학은 자신의 기반이 되는 지식을 토대로 아직 설명되지 않았거나, 아마도 잘 못 설명된 개념을 가설과 논증, 사고실험, 재현 등등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