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범에 관한 연구

우리 형법은 2인 이상이 협력하여 실행하는 범죄 중 이른바 합동범에 관하여 규정하고 이를 가중처벌하고 있다. 특수도주, 특수절도, 특수강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합동범은 연혁적으로 독일형법의 패거리절도에서 유래된 것으로 일본의 도범방지법을 거쳐 우리 형법에 도입되었다고 본다.
한편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등 특별법에도 합동범을 규정하여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범하는 특수강간등 성범죄에 적극 대처하려는 형사정책적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합동범의 본질과 그 공동정범의 인정여부에 관하여 학설의 대립이 심하고 대법원의 판례도 변천을 거듭하고 있어 합동범에 관한 연구왿� 논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합동범은 2인 이상이 공모하고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동하여 실행하는 공범의 일종이므로 형법총칙상의 공범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형법총칙상의 공동정범의 본질은 기능적 행위지배에 있고 이러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는 자는 원칙적으로 형법각칙상의 모든 범죄에 대하여 공동정범 규정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명문규정이 없는 한 공동정범은 형법각칙의 범죄유형에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공동정범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는지 여부는 형법각칙의 개별적인 구성요건의 해석을 통하여 결정되어진다 할 것이므로 합동범의 공동정범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합동범을 규정하고 있는 구성요건의 성질상 당연히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이 논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합동범의 공동정범의 성립을 부정하는 현장설이 주된 논거는 합동범의 현장성은 정범표식라는 점과 합동범은 필요적 공범이고 이에 대하여는 형법총칙상의 공범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기 때문에 합동범의 공동정범도 부정된다는 것이다. 한편 합동범은 시간적․장소적 협동을 요건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기능적 행위지배라는 정범성의 표식을 갖춘 때에는 합동범에 대한 공동정범의 성립도 가능하다는 것이 긍정설의 입장인데 이는 현장적 공동정범설을 주장하는 학자의 논거로서 최근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결론을 같이하는 취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