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세속 도시를 읽고

전 세계 대형 교회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 있다. 교회 역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하던 한국 교회가 최근에 들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 3대 종교 중 불교를 믿는 인구는 3.9%, 천주교는 74.4% 증가한 반면 개신교는 1.6% 감소하였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있었다. 교회를 향한 사람들의 반감은 ‘개신교는 덮어놓고 믿으라고 한다’ ‘교회 안에 헌금 그래프 까지 그려놓고 헌금을 많이 내라고 강요하더라’ ‘ 교인들이 장로나 권사가 되려고 선거 운동 하는 모습에 질렸다’ ‘ 예배에 한 번 빠지기라도 하면 죄인 취급한다’ ‘막무가내식 전도, 자기 교회에만 나오라는 강요 등이 피곤하다’ 등으로 요약 할 수 있다. 흔들리는 한국 교회의 현재 모습은 하비 콕스가 그의 저서 세속 도시에서 주장하던 세속화된 교회의 모습과 뒤엉킨 복잡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하비 콕스는 세속 도시에서 현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 도시화왿� 종교의 전통적 특성의 몰락을 꼽고 있다. 이는 이러한 세속화 현상을 통념적인 부정적 접근이 아니라 세속화의 성서적 근거를 들어가며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실 세속 도시라는 책의 제목은 아우구스티누스가 가톨릭 교회를 변호하며 사용한 하나님의 도시 라는 말에서 온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땅의 도시왿� 하나님의 도시를 비교하며 속의 영역인 땅의 도시를 비판하였고 그러한 흐름이 교회왿� 세상을 보던 보편적인 관점이었다. 하지만 하비 콕스는 세속도시가 악이 아니라 기독교의 진정한 표현이며 우리 시대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또 다른 형태라고 주장한다. 천지창조를 통해 자연은 인간이 두려워하고 섬기는 대상이 아닌 다스리고 지배할 대상이며 이에 따라 자연의 비 절대화는 세상을 세속화 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출애굽 사건을 통해 하나님 앞에는 모두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인간의 존엄과 평등 자유를 기초로 한 자유민주주의의 획득과정 역시 성서로부터 기초한다고 말한다. 또한 성경의 시내산의 십계명 계약 사건에 따르면 인간이 만들어낸 우상들은 절대 신성화될 수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자연의 비신비화나 정치권력의 비신격화, 모든 가치의 비 신성화를 통해 다원주의나 상대주의에 이르게 된다. 저자는 도시화왿� 전통적 종교의 몰락을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으로 들면서 이같은 세속화는 성경적으로 볼 때 필연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