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누구를 위한 역사인가`를 읽고

역사란 무엇인가? 지금까지의 나의 단편적인 지식에 비춰 보았을 때 이번 학기 이 수업이 나에게 준 의미는 대단히 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나는 역사라고 일컬어진 수많은 사건, 그 의미, 심지어 연도까지 있는 그대로를 뚜렷한 주관 없이 받아들여 왔으며 외우는데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역사를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대학생이 된 지금 이러한 작업들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론 역사 연구 방법이나 학파, 사상 등의 기본적 개념은 암기가 요구되나, 우리가 말하는 ‘역사’ 그 하나의 단어를 가지고 갑론을박을 펼치는 수업이 진행되어 느낀 바는 매우 컸다. 역사책을 읽으며 그 시대 역사학의 이론과 서술이 어떠한 특징을 가지며,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따지는 작업은 적어도 나에게는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여태까지왿�는 다른 눈을 갖게 해준 이런 수업이 나에게는 매우 값진 의미가 있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기 위해 내가 선택한 책은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이다. 비록 짧은 견해에 불과하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바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이 책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또 작은 소제목으로 분류되어 있어 역사학에서 처음 접하는 개념이나 난해한 점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제1장은 ‘역사란 무엇인가’이다. 1장에서는 역사를 이론과 실천의 관점에서 살피고 있으며, 역사에 대해 정의를 내림으로서 마지막을 짧게 마무리하고 있다.
‘이론’부분에서는 젠킨스가 ‘과거’왿� ‘역사’의 다름을 첫번째로 지적하고 있다. 과거를 ‘the past’로, 현재 우리들이 역사라고 말하는 것은 ‘역사 서술’ (historiography)이라고 용어 자체부터 명확히 한다. 역사는 과거의 범주에 속한 하나의 담론이라는 것이다. 과거를 연구하는 집단들에 의해 서술되어진 것이 역사이고 우리들이 공부하고 있는 역사는 역사가들이 연구하여 서술한 자료를 훑어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란 이야기다. 두번째로 역사는 인식론, 방법론, 그리고 이데올로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과거왿� 역사 사이에 가로놓인 간극은 어떠한 인식적 노력으로도 메워질 수 없고, 역사가들의 제각기 다른 방법―기술, 개념, 일상, 절차―으로 인하여 상충되는 담론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역사는 어떤 목적 달성을 위해 이데올로기를 포함하여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