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명작의이해]뚜르게네프_첫사랑

1.1 들어가면서
항상 러시아 문학 - 다른 서양 문학들을 포함하여 - 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작품의 배경, 인물과 같은 문화적 요소가 낯설어서 낯익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공감도 안 가고 흥미도 느끼지 못한 채 일종의 의무감에 의해 책을 읽는 경향이 있다.
뚜르게네프의 『첫사랑』 역시 처음에는 마찬가지였다. 무도회, 백작, 공작, 승마, 무릎을 꿇고 숙녀의 손에 키스하는 등과 같은 일련의 행위․인물들은 먼 나라 동화왿�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하지만 뚜르게네프를 진보적 성향의 리얼리즘 문인으로 회자하는 것처럼 이 책은 다른 어느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처럼 심오하고 복잡한 내면세계를 끈질기게 탐구하고 분석하기보다는 일련의 사건들이 연속해 진행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전개하고 있어서 다소 쉽게 다가온다. 특히 블라지미르가 겪는 격정적인 첫사랑의 감정에 대한 묘사는 탁월하다. 그리고 다소 예상을 깨는 지나이다왿� 아버지 사이의 불륜, 아버지의 요절, 지나이다의 출산 중 사망 등, 파격적이고 바른 사건전개가 계속 이루어져 흥미를 갖고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다.
뚜르게네프의 『첫사랑』에 대해 본문에서 상세히 알아보기에 앞서 우선 작품이 쓰여 졌던 19세기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을 간략히 살펴보자.

1.2 시대적 배경 -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Realism) 시대
러시아는 공산혁명으로 소비에트 연방으로 합쳐지기 이전 유럽에서 아주 못사는 나라의 하나로 황제(짜르)를 중심으로 한 귀족계급이 세상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제도에 집착하여 전근대적인 농노제가 유지되고 있었다.
또한 농업과 공업기술이 현지 낙후되어 있었고 빈부의 차왿� 경제의 지역적 편중이 극심했다. 관리의 부패왿� 독선도 심했지만 문맹률이 엄청나게 높아 문화적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19세기는 세계 문학사에 있어 리얼리즘의 풍성한 수확을 거둔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