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업규제 완화 대책에 관하여

1. 서 론

규제개혁이 정부의 공식적 개혁과제의 하나로 채택된 것은 1980년대 초 전두환 정부 때부터다. 이후 역대 정부가 대를 이어 표현의 차이는 있었으나, 규제개혁은 정파의 이해관계를 떠나 역대 정부가 대를 이어 비교적 일관되게 추진했던 정책과제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영삼정부 까지의 규제개혁은 대체로 민관합동의 한시적 기구에 의한 규제개혁으로서 그 추진력과 규제개혁 성과는 한계가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규제개혁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다른 부문의 개혁과 함께 공공부문 개혁의 중요한 과제로 새로이 추진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계기는 1997년말에 입법된 <행정규제기본법>이다. 이 법을 통해 비로소 규제개혁이 정부의 상설기구왿� 전담 공무원에 의한 정부기능의 일부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 결과 규제개혁은 다른 개혁과제왿�는 달리 개혁기능 자체가 정부 기능의 일부로서 소위 ‘시스템에 의한 개혁’으로 자리잡은 독특한 개혁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규제개혁은 정책목표 달성을 지시왿� 통제, 감시왿� 처벌을 주 집행요소로 하는 정부규제 수단을 보다 유연하고 효과적인 비규제적 수단 또는 보다 시장 친화적인 규제수단으로 개선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규제의 폐지 내지는 완화를 포함하여 보다 포괄적으로 그것이 소비자보호든, 환경보호든, 남녀차별의 철폐든, 주어진 정책목표를 정부규제가 아니라 보다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규제개혁이라고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규제제도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여 관료의 권한 오남용과 부정부패의 가능성을 줄이고, 규제 집행의 실효성과 준수율을 높여 국민 삶의 질과 민생보호의 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것도 규제개혁의 중요한 요소이자 목적인 것이다. 즉, 규제개혁이란 정부규제의 품질을 관리하는 과정으로서 고비용 저효율의 불량규제를 비규제적인 정책수단 또는 양질의 규제수단으로 전환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규제개혁이 일부 논객에 의해 기업의 부담만을 덜어주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정책 수단으로 소비자왿� 근로자의 부담으로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오해받고 있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으로서, 규제개혁에 대한 개념상의 혼란과 추진과정에서의 미숙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