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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퇴원」에 나타난 인간의 심리

(2)-➀ 원형적 의미왿� 프로이트의 5단계설
「퇴원」은 정신병리학적인 인식이나 증후군에 대한 상징화나 구조적 투영화왿� 관련된 이청줿� 문학의 원형적 형식 및 의미구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나’는 내과의사인 친구 ‘준’의 병원에 육체적으로는 위궤양 환자로서 입원하고 있지만, 진정 심각한 것은 그가, 간호원 미스 윤이 ‘자아망실증 환자’라고 간파한 바왿� 같이 정신적인 병을 품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 병의 원인은 어린 시절에 주인공이 겪었던 정신적 충격의 경험에서 비롯된 듯 싶다. 현실감각을 상실한 무기력한 주인공의 의식 속에 떠오르는 과거의 회상 장면을 주의해 보면 그 속에서 주인공의 콤플렉스가 드러남을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에 남몰래 즐기던 비밀스러운 버릇이 있었는데, 그것은 광 안에 가득찬 볏섬 사이에 있는 작은 틈 속에 어머니왿� 누이의 속옷을 깔아놓고 단잠을 자고 나오곤 하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엔가 그러한 현장이 아버지가 비추는 전짓불에 의해 발각되고, 분노한 아버지의 징벌로 그는 이틀 동안이나 광속에 감금을 당하게 된다. 이틀 후 마침내 광문이 열렸을 때, 옷가지는 아버지에 의해 한 오라기도 성한 것 없이 모두 찢겨져 버리고 만다. 이 사건이 있은 후 주인공에 대한 아버지의 분노왿� 압력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어 급기야는 진학시험 친구 겸 가정교사로 맞아들인 동기생 ‘준’ 앞에서 주인공은 그의 발바닥을 핥고, 그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라는 치욕적인 형벌을 감수하게 된다. 주인공은 공포의 대상인 아버지왿� 항상 모범적이고 성숙한 태도로 열패감을 심어주던 ‘준’의 존재로부터 멀리 벗어나기 위해서 가출을 감행하고 여러 해 동안 방황하다가 징집연령이 지난 나이로 군에 지원입대를 하게 된다. 즉, 주인공은 그러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자아망실의 욕망’을 고등하교 시절부터 강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