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위기

(4) 제4부 법과 변경
국제법이 근대의 국내법과 다른 것은 그것이 아직 미개하고 성숙하지 않은 사회의 법이기 때문이다. 즉 발전된 국내법 체계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을 사법행정입법을 담당하는 세 가지의 제도가 없는 것이다.
국제법은 사회전체에 대한 구속력을 지닌 법정이 없다. 국제연맹 규약에 따라 ‘상설국제재판소’를 두긴 했으나 재판소의 제도는 아직 국제법을 바꾸지 못했다. 단지 그럴 의사가 있는 일부국가에게 특수한 의무만을 창출했을 따름이다.
국제법은 법의 준수를 강제할 기구가 없다. 특수한 상황에서 피해국이 가해국에 보복행위를 취할 권리를 인정할 뿐이다.
국제법은 관습과 입법이라는 양대 근원 중 전자만 인정할 뿐이다.
그러나 이왿� 같은 견해는 반론의 여지가 많다. 그 내용과 범위가 어떠하든 조약은 제정과 함께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사회 구성원 모두를 자동적으로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규율한다는 법률의 핵심요소를 결여하고 있다. 이왿� 같은 국제법의 약점이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국제법이 법이 아닌 것은 아니다. 국제법도 법의로서의 모든 핵심적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과 정치왿�의 관계는 국제든 국내든 마찬가지다.
국제법의 기능은 국제조약과 협정을 통해 생성된 권리의 보호이다. 이왿� 같은 국제법의 기능은 국제사회의 존재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모든 국가가 인정하고 있다.
국제법에서 조약이 차지하는 위치는 국내법에서 사인간의 계약이 차지하는 위치보다 월등하다. 또 조약의 내용이 바로 국제법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인식도 일반적이다. 이처럼 ‘조약의 신성함’이라는 원칙은 상당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
지금은 모든 나라가 조약이 원칙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1914년 이전까지 국제법은 조약에 따른 의무의 절대적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우선, 현상유지를 주장하는 국가들은 국제법상 조약의 무조건적 유효성을 주장하였지만, 조약에 불만을 지닌 국가들은 그럴만한 힘만 생기면 바로 그 조약을 파기하는 것이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