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 시각에서 바라본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본문 중]
<프랑스 중위의 여자>의 첫장부터 우리는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체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동어반복과 작법과 수사상의 의도적 변형, 상황과 배경, 또 인물의 묘사에 있어 지나친 절제 또는 그 반대의 현학적 수식, 인용과 은유의 상징적이고 자유로운 구사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으므로 그 미학적 가치는 실로 높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인물의 대사 하나 하나왿� 배경 한 장면 한 장면마다 말해질 수 없는 것이라 여겼던 것, 보여질 수 없었던 것을 기술적으로 보여지게 하는 작가의 능력은 참으로 탁월하게 보였다. 또한 인물의 내적감정을 욕망의 흐름에 따라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묘사해 내는 서술력 또한 매우 뛰어났다. 이왿� 비슷하게 언어의 탈 중심화왿� 미학을 꾀한 다른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과 비교해 이 작품의 특이할 만한 점은 분명히 소설의 리얼리즘적 요소를 배제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리얼리즘에서 설명할 수 없는 것들, 꿈, 동화, 신화적인 요소들을 삽입시켜서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것과 혼재되는 실험적 기법을 구사함으로써 이른바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특이한 문학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프랑스 중위의 여자>에 나타나는 다채로운 인용은 그 미학적 요소에 한 몫 해 주고있다. 그것은 작가가 선배들이 이루어 놓은 문화적 유산을 충분히 활용한 것으로 창조적인 수정행위를 한 것이다. 이러한 인용은 19C사실주의 소설이 보여주는 실제의 경계를 허무는데 사용되면서도 아름답게 사건을 포장하고 함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셋째로 <프랑스 중위의 여자>의 인간 진보에 관한 ‘거대 서술’에 대한 평가이다. 이 소설에서는 사라왿� 찰스라는 두 인물의 해방과 성숙을 통하여 인간진보에 대한 가능성과 그 성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시대를 앞선 새로운 여성으로 작가가 내 세운 사라의 해방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라는 빅토리아 사회의 제한에서 벗어나 실존적인 자유를 성취하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