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독서감상문

기��시험이 끝난 날, 반 아이들이 우행시, 우행시 하면서 떠들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던 나는 조금 뒤 그것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영화제목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영화배우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기대되는 영화라는 얘기를 듣고 생긴 호기심에 하교 뒤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울었다. 끊임없이 울었다. 좀처럼 눈물이란 것을 보인 적이 없는 나지만 그 동안의 쌓아 놓았던 울음을 토해 내듯이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 후 나는 공��영 작가의 이 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이 영화의 원작임을 알게 되었고 서둘러 책을 읽게 되었다. 넓은 스크린으로 보았던 내용을 활자로 된 책으로 다시 읽어가려니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새롭게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맛에 책에 빠져들어 갈 수 있었다.

영화는 로맨스가 두드러지지만 소설은 사형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15살 때 친척 오빠에게 강간을 당해 마음의 성장이 멈춰버린 대학 강사 문유정, 모든 걸 갖추었지만 자살 기도를 세 번이나 한 그녀왿� 모든 걸고 잃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채 끝내는 사형수가 되어버린 정윤수. 이핵은 사형수왿� 젊은 여교수왿�의 사랑이라는 통속적인 것을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보게 되는 것은 결과 일 뿐이다. 과정도, 동기도, 진실도 보려하지 않는 관련 없는 타인이 아니던가. 단지 저 사람은 그런 파렴치한 짓을 했으니 죽어 마땅하다.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 그렇게 수군대고 잇을 분이다.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가 죽이게 되면 그 뒤 무슨 말을 해도 사람들은 비난을 쏟으며 아무 것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아마 나도 그런 사람들 중에 일부였을지도 모르겠다. 행위는 나쁘지만 그 행위를 저지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가 글을 읽어가면서 나는 그 문에 대해 집요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더불어 사형제도에 대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