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팝니다 서평

만약 신문을 펼쳤는데 위왿� 같은 광고를 본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아빠를 판다는 발상자체가 기발하고 그 마케팅 전략이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아빠를 파는 아들이 있다니 괘씸한 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다면 이러한 괘씸함보다는 14살짜리 주인공 샘의 당당함과 맹랑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아빠를 팝니다’가 무능한 아빠를 부자로 트레이닝 한다는 내용이라는 것만 알고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같은 책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아주 쉬우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내용이 쉽다는 말은 주인공인 열네 살 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나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쉽게 쓰이긴 했지만 내용의 질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수십 권에 다다르는 경영, 경제, 부, 성공에 관한 서적의 공통점과 성공비결이 ‘아빠를 팝니다’ 한 권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실제로 책 내용 중에 열네 살 샘이 CEO를 위한 경영서적 수십 권을 읽고 그것을 토대로 아빠를 트레이닝하는 대목이 있다.

아빠를 팔게 된 사연은?

평범한 직장인이자 가장인 디노는 이 세상 모든 무능하고 가난한 아버지의 자화상이다.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열심히 일했던 그는 15년이 넘게 근무해온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를 당한다. IMF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대한민국의 모든 아버지가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꼭두새벽에 출근을 하고, 야근을 하고, 주말을 반납하고 열심히 일하지만 남들보다 넉넉한 삶을 살지도, 가족과 화목한 시간을 보내지도, 편안한 휴식을 가지지도 못했던 디노는 갑작스런 해고에 당황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던 디노는 자포자기를 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무기력해져만 간다. 이 때 맹랑한 꼬마 샘이 아빠를 설득해 부자로 트레이닝하게 되고 급기야 상품가치가 생긴 아빠를 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