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영>

책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작가 공��영과 그 딸인 위녕을 보면서 나왿� 우리 엄마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책 내용은 지극히 평범하다. 평범해서 더 왿� 닿는다고 해야 할까? 한 때는 20대였던 여자가 이제는 엄마가 되어서 20대가 된 딸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는 과정이 상투적이지만 재미있었다. 아니, 그래서 더 슬프기도 했다. 남편과 남자의 입장에서 볼 때 공��영은 아내가 아니라 딸의 엄마 같았다. 세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 그리고 각기 다른 자녀들을 보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엄마로써 다 똑같이 사랑해 줘야 할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그 자녀들은 엄마에게 참 많이 섭섭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사랑해줘서 그 사랑이 조금만 모자란다 싶으면 서운함을 느끼듯이 말이다.

책을 읽고 나니 가슴 속 한 편에 돌멩이 하나가 자리 잡은 듯 답답했다. 기운이 울적한 탓도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나도 모르게 전화기를 들었다. 오늘은 그냥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은 날이었다. 막상 엄마 목소리를 듣고 나니 다른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엄마, 오늘 뭐 했어? 응, 아냐. 나야 뭐 잘 지내지. 상투적인 인사만 오갔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나는 엄마한테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 본적이 없었다. 낯간지럽고 창피했기 때문이었다. 응, 엄마 잘있어. 전화를 끓고 나서 내내 후회가 되었다. 전화기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그냥 눈물이 핑 돌았다. 목구멍이 간지러웠다. 무슨 말인가 쏟아내고 싶은데,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는 내가 한심스러웠다. 문득 엄마가 나를 뱃속에 가지셨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내가 태어난 날에 엄마가 겪었을 고통이 떠올랐다. 나는 엄마가 나를 낳고 미역국을 먹었다는 건 익히 들었지만 엄마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산부인과에서 나를 낳았겠지란 막연한 생각을 가졌다. 생명을 잉태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태어난 아이가 엄마라고 불렀을 때 엄마는 어떤 감정에 사로잡혔을까? 그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미어졌다. 나 자신이 한 없이 초라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