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를 읽고 이��국인물에 대한 비판적 생각

이��국이라는 인물에 대해 흔히 불행한 시대에 잘 적응해 나간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나는 삶의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류에 영합해서 사는 것이 타당성을 지닐 수 만은 없다.
이��국이라는 인물은 암울한 시대에 민족을 외면했던, 도덕적 관념이나 신념 같은 것과는 관련도 없는 그저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만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지식인의 모습을 나타낸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능란한 처세술을 발휘하여 자신과 가족의 살 길만을 확실히 마련하는 기회주의자인 것이다.
시대 상황상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적응하는 그의 굳은 의지왿� 가능성을 높이 사지 않고 비난하는 이유는 나라에 대한 그의 방관적 자세 때문이다. 물론 이��국 박사는 자기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함이지만 자기보다 더 센 사람만 의식하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시키려 한다는 것은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소설에서 이��국은 유능한 외과 의사이지만 사람을 구제하려는 의사가 아니다. 그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 실력으로 부를 축적한다. 이��국은 인술의 가면을 쓰고, 찾아오는 손님을 순간적으로 결정하여 즉석에서 서슴지 않고 거절을 한다. 그는 의술을 자신의 부왿� 명예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간주하여 그의 손님은 일제 강점하에서는 일본인이었고, 그 후에는 권력층이거나 재벌이어야만 했다. 이��국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지 의술 자체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인술보다는 돈과 권력을 따라 살아가는 이기주의자이며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하는 인물(카멜레온적)로, 지조나 신념, 공동체 의식이 희박한 변절적 순응주의자. 상황의 변화에 따라 본분을 잊고 언제나 변신하는 처세술과 속성 근성을 풍자한다. 자기 줏대없이 대세에 편승하여 자신의 잇속챙기기에 바빠서 부화뇌동하는 한심한 인간이라는 면에서 그의 인격은 잘못 형성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