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분석)얼굴없는미녀를뵖고

주인공 지수(김혜수)는 경계성 신경장애를 앓고 있는 정신분열증 환자이다. 이 영화에서는 김혜수는 대사왿� 연기 이외에 ‘의상’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지수라는 캐릭터에 관한 이미지들을 강렬하게,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지수 1인의 이미지는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본 감상문에서는 지수의 의상 및 이미지 분석을 중심으로 영화의 내용과 이미지 분석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그녀의 심리상태, 정신분열증은 그녀의 외적 이미지를 지배하고 있는 ‘빨강’과 무척 닮아 있다. 정열과 열정을 드러내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금방이라도 불타서 없어져 버릴 수도 있을 것만 같은 색깔, 빨강. 영화 전반에 흐르는 그녀의 의상은 이러한 정열과 불안함의 속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색 ‘빨강’이 장악하고 있다.

지수는 영화 전반을 통해 약 25벌의 다채롭고 화려한 의상들을 보여준다. 의상에 대해 관찰하면서 영화 속 지수의 의상들은 크게 네 가지 범주로 구분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 번째, 가장 주도적인 분위기를 차지하고 있는, 정열적이면서 불안한 느낌을 드러내 주는 의상들, 즉 대부분 빨간 색의 화려한 의상들로 그녀가 정신 이상적인 행동들을 선보일 때 주로 입고 나오며, 빨간 색의 이미지는 정신불안증을 효과적으로 한층 더 부각시켜 보여준다. 두 번째, 착하고 순수한 느낌의 의상들, 최면 상태를 통해서 등장하는 해맑았던 어린 시절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버림받기 이전의 행복했던 시절, 지수가 입고 나왔던 의상들이다. 대부분 베이지색이나 옅은 분홍색, 연두색 계통의 포근하고 온순한 이미지의 색깔들로 순수하고 행복했던 지수를 표현하고 있다. 세 번째, 지수의 어둡고 폐쇄적인 내면 상태를 드러내 주는 의상들, 이들은 대부분 검은색의 가죽 의류들로 지수의 우울하고 꽉 막힌 심리 상태를 표출해 준다. 네 번째, 정신과 의사인 석원(김태우)을 통해 한참 동안 과거의 기억과 내면의 상처를 토해 낸 후, 상처가 치유되는 듯한 느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