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섭 소설에 나타난 인물의 유형 연구

Ⅰ. 서론
1.전후문학의 상징 손��섭의 의식세계
1950년대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전쟁’의 상황이다. 1950년대 소설이 전쟁체험 내지 전후 의식과 깊이 관련된다는 것은 6.25가 현대소설사에 있어 배제해버릴 수 없는 중요한 배경이며, 50년대 소설은 물론 그 이후 문학의 성격을 규정짓는데 직․간접적 요인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쟁으로 인간이 파괴되고 삶에 대한 전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전쟁으로 극한의 상황에 처해있는 인간을 구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후 세대 작가들은 전후의 불안한 상황을 자신의 체험으로 받아들이고 자의식으로 수용하여 그 시대의 삶을 문학적으로 형상화시키려 하였다.
특히 전후세대 소설가의 상징으로 평가되는 손��섭은 전후의 남한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전후의 파괴된 인간과 환경 사이에서 손��섭은 자신의 시대를 소설의 틀 속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손��섭의 작품을 이해하고 분석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인물연구에 치중하였다 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이다. 그만큼 손��섭의 작품에는 독특한 인물들이 설정되어있다. 다른 소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색적인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주의할만한 것은 그들이 모두 부정적인 인물이라는 점이다. 자기 자신의 현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몰지각한 인물이거나 현실과 한걸음 떨어진 채 현실을 경멸할 뿐 행동에 있어서는 의욕이 없는 극도의 비관주의적인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손��섭의 소설에는 주요인물로 병자, 불구자, 창녀 등 육체적 불구자만이 아니라, 무능력자, 정신박약자, 몰염치한자, 과대망상증 환자 등 정신적으로 불구인 패물이 된 인물들이 거의 빠짐없이 등장한다. 이것은 그가 이야기의 짜임이나 주제의식보다 인물을 설정하고 묘사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것을 잘 말해 준다. 이렇게 손��섭이 다른 작가왿�는 달리 인물에 관심을 가진 까닭은‘인간모멸의식’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이나 본성에 대해서 집요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손��섭이 보여준 작중인물의 서술은 십중팔구가 모멸의 인간상이다. 마치 인간을 그리기 위해서 작중인물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