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서평

이 책은 키스 젠킨스의 Re-thinking History (1991)라는 책을 옮긴이가 번역을 하면서 그가 생각하기에 논지를 가장 잘 드러내준다고 생각하는 문장으로 제목을 달아,『누구를 위한 역사인가.』라는 제목으로 번역되게 된 책이다. 작가는 역사엔 항상 권력관계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역사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넘어서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라는 물음으로 대체 되어야한다고 하면서 오늘날의 역사연구가 나아갈 방향을 포스트모더니즘적인 방향으로 제시한 입문서이자 동시에 논쟁서의 특징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할 때, 이론적 측면에서는 두 가지 점을 짚어볼 수 있다. 첫째, 역사왿� 과거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 그 과거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과거의 인간의 일, 행적에 대한 탐구를 서술한 것이라 배웠기 때문에 역사를 배우는 것이 즉 과거를 배우는 것이고, 역사왿� 과거를 동일시한다. 그러나 필자는 역사왿� 과거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역사란 세계를 해석하는 여러 담론 가운데 단지 하나에 불과하고, 역사연구의 대상이 과거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한다. 필자는 옛날에 일어난 어떤 일에 대해서는 ‘과거(the past)란 단어를 사용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역사를 지칭하고자 할 때는 역사가들의 저술을 가리키는 ’역사서술(historiography)‘라는 단어를 사용해야하며, `History`는 두 가지 모두 포함하는 단어로 나눠 사용해야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즉 앞서 말한 역사왿� 과거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는 것은 역사서술과 과거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는 말로 바꾸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일단 나는 필자의 이런 나눔에 대해 역사서술과 과거를 기록이란 것과 사실이란 것을 구분한다는 점에서는 그 차이를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