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화사 연구 80년 정리

1. 머리말

한국 회화사가 근대학문으로서 학적 체계왿� 방법을 통해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일세시기부터였다. 1910년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되면서 일본에 의해 피지배국의 식민지학으로서 개발된 ‘만선학’ 연구왿� 이에 대립하여 일어난 우리 지식인들의 ‘조선학’, 또는 ‘국학’ 연구의 일환으로 한국 회화사의 근대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처럼 근대적 방법에 의한 한국회화사 연구는 국권을 강탈당한 식민지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성립 당초부터 매우 왜곡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일제시기의 식민주의 사관과 민족주의 사관 모두에 의해 매도된 유교문화왿� 조선시대사에 대한 부정적 이해태도는 이를 바탕으로 한 일반회화의 부당한 평가왿� 함께 한국회화사 연구 자체를 부진케 하였다.
한국회화사 연구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이 분야의 첫 개설서로 기록되는 이동주의 『한국회화소사』의 출간과 최초의 회화사 전공자인 안��줿�의 활동과 광복 후 처음으로 홍익대 댿�학원에 미술사학과가 창설되는 197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이후 전통문화왿� 한국학에 대한 고조된 관심과 경제력 향상에 따라 미술 붐이 일어나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그리고 식민사관을 극복하기 위한 조선 후기사의 집중적 조명도 회화사 연구에 커다란 자극을 주었다. 이러한 양상은 80년대를 통해 더욱 두드러졌다.
여기서는 191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연구경향을 시기별로 나누어 이룩된 성과왿� 야기된 문제점들을 살펴보면서 앞으로의 연구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2. 일제시기 연구경향

한국 회화사 연구는 일제시기 (1910~1945)를 통해 근대학문으로 성립되었으나, 이 시기에 이루어진 연구 성과는 빈약했으며 우리 회화사에 대한 이해태도 또한 심한 편향성을 보였다. 이러한 편향성은 오랫동안 후대의 학풍에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극복과 청산의 대상으로 지속되면서 연구방향의 설정과 인식발전을 제한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일본인들의 우리 회화사에 대한 관심은 <법륭사 금당벽화>왿� <성덕태자상>과 같은 자국 내 고대회화의 연원과 관련하여 19세기 말부터 일기 시작하여, 1910년대 우리나라를 강점하면서 보다 활기를 띠었다. 특히 강서 3묘왿� 쌍영총의 고분벽화가 각각 발견되고, 이들 벽화의 원색 도판집이 간행되면서 이런 분위기는 고조되었고, 일인들의 서화수집도 본격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