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사마리아인들

3. 여섯 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자유무역이 언제나 정답인가?)
1)구두닦이 소년 vs 뇌수술 전문의
여섯 살 먹은 아이인 진규를 노동 시장에 몰아넣는다면 구두닦이 소년이 될 수는 있지만 뇌수술 전문의가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경제대국 자신들은 뇌수술 전문의가 될테니, 개발도상국 너희는 구두닦이나 하라는 얘기인가? 만일 진규가 뇌수술 전문의라는 직업을 가질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동안 보호왿� 투자를 해야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개발도상국의 산업 역시 너무 일찍부터 국제적인 경쟁에 노출되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선진 기술을 익히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드는 등의 능력을 키워 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유치산업 이론의 핵심이다.
2)자유무역은 통하지 않는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자유무역은 좋은 것이다.”는 확신에 근거하여 개발도상국들을 자유무역의 극한으로 몰아붙였고, 지난 사반세기동안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엄청난 정도로 무역을 자유화해 왔다. 이런 엄청난 무역 자유화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동안 개발도상국들의 형편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나쁜 사마리아인인 부자 나라들은 개발도상국에게 자유 무역을 권장하면서 자신들이 모두 완전한 자유 무역은 아니더라도 그에 가까운 무역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성공한 어른들은 성공했기 때문에 자립한 것이지, 자립을 했기 때문에 성공을 한 것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무역 자유화는 경제 발전의 원인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결과이다.
3)공업과 농업 맞바꾸기
부자나라들의 농산물 자유화가 개발 도상국의 가난한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더 큰 문제로서 가난한 나라들은 그 대가로 양보를 해야하는데 이런 양보(공업관세 축소, 외국인 투자 규제 폐지, 지적소유권에 대한 관용적인 입장 포기)가 장기적으로 볼 때 가난한 나라의 경제 발전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자국의 미래를 팔아 눈 앞에 있는 사소한 이익을 챙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