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에스메이의 일기를 읽고 (부제: 여러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인)

1. 들어가며
우리들이 흔히 ‘선생님’을 생각할 때, 연상하는 이미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선생님의 이미지는 외형적으로는 단정하고 다소 보수적인 느낌이다. 또한 초등학껓 선생님이라면 능숙한 피아노 솜씨왿� 수학, 국어, 체육 등을 모두 다 잘하는 ‘만능적인 모습’에 도덕적인 생활로 타의 모범이 되는 이미지이다. 다소 차이는 있을지라도 우리는 ‘선생님’이란 세 글자를 통하여 이처럼 고정된 이미지를 연상한다. 하지만 얼마 전 ‘에스메이의 일기’라는 책을 통하여 조금은 특별한 선생님을 만났다. 그녀는 ‘여러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인’이란 근사한 이름을 가진 ‘마담 에스메이’ 이다. 인디언 식의 긴 이름으로부터 유추해 낼 수 있듯이, 에스메이가 몸소 보여준 교사상은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훈육을 하는 선생님이 아닌, 쌍방적인 가르침-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어울려 ‘함께 살아나가는’ 선생님이다.

2. 인상 깊은 세 장면
마담 에스메이가 보여주는 교육 철학은 매우 인상 깊다. 그녀는 어떠한 가르침을 주입하고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학생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선생님이다. ‘애시워스의 열 번째 손가락’이란 제목의 일기에서는 그러한 그녀의 교육법이 매우 인상 깊게 드러나 있다. 여기에서는 에스메이의 특징적인 교육 매체인 동화가 등장한다. 에스메이는 교재를 동화책으로 선정하여 가르치고, 점심시간이 끝난 후의 쉬는 시간 동안에 ‘백 벌의 드레스’, ‘헬렌켈러’ 등의 좋은 동화를 선정하여 읽어 준다. 에스메이가 동화를 통하여 아이들에게 습득시키려 하는 교육적 의미는 다음과 같은 측면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언어생활의 측면에서 동화를 통하여 문자를 익히게 되고 언어왿� 문자 생활을 통해 유년기의 학습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둘째, 지적 발달의 측면으로 동화 속의 이상세계왿�의 접촉과정에서 상상력을 통한 지적 능력의 싹을 키운다. 셋째, 사회 교육적 측면으로 올바른 생활 태도왿� 습관, 협동성, 자주성, 책임감, 도덕성의 기초를 배우고 익힌다. 넷째, 정서적 측면으로 풍부한 정서적 체험과 상상력을 키워 인간 형성기의 심성을 순화 시킨다. 백 벌의 드레스라는 동화는 가난 때문에 진짜 드레스가 아닌 백 벌의 <그림> 드레스를 가진 소녀가 등장하는데, 친구들은 그녀가 백 벌의 드레스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때 마다 거짓말을 한다면서 왕따를 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