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중심 사회에서 남성을 표현하는 언어는 여성을 표현해 내는 언어보다 그 의미에 있어 우월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녀'는 단순히 여자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멸칭으로 쓰이고 있으며, 2010년대 한창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김치녀와 된장녀 등등의 온갖 여성 혐오적 표현이 등장하였고, 이를 재미있는 인터넷 밈처럼 배우고 자란 당시 청소년들이 성인이 된 지금 넷상에서 여성혐오를 중심적으로 이끌고 있어 언어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여성학은 여성집단의 배타적인 자기 이익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남성을 포함한 모든 인간이 존중받는 사회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추구하는 학문이다. 얼마 전 남자 손님이 편의점 알바생이 머리가 짧으니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며 막무가내로 폭행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사건은 단순 묻지마 폭행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혐오범죄이며, 현재 우리사회에서 남성들이 여성학을 평가하는 모습이라 생각된다. 여성에게 같은 직금의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달라는 것도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 성이 있다. 타고나는 생물학적 성과 사회문화적 성이다. 두 성이 일치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두 가지 개념을 동일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사회문화적 성이 생물학적 성과 다른 사람들을 우리사회에서 배제시키는 문제를 낳는다. 동성애자의 커밍아웃은 극히 드물고 사회적으로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매체에서 이러한 성관념을 여전히 잘 못다룬다는 점에서 이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사회는 성고정관념이 매우 뚜렷하다. 여성이 성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직업을 선택할 경우 저항이 매우 셀 뿐만 아니라 직업적으로 인정받기도 어렵다. 여자가 육체적으로 더 편한 일을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역시 성고정관념이다. 성고정관념은 여자의 사회진출 범위를 제한하고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평등을 조장하는 관념이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 이론의 기반을 세우고, 무의식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심리학분야를 발전시킨 인물이지만 한편으로는 남성중심의 편파적 분석이었다는 비판을 면치못하고 있다. 특히 '남근' 중심의 발달 단계에 있어 여성의 발달묘사는 매우 빈약하며 여성이 남근을 지니지 못하여 남근을 선망하고 히스테릭한 열등한 존재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우리사회에는 맞벌이 부부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기혼여성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육아와 가사노동까지 병행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그러나 육아는 아버지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버지가 아이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고 함께 놀이를 하는 시간이 길면 아이는 부모 양쪽의 성역할을 학습하여 올바르고 균형 있는 정체감을 발달시킬 수 있다.

사회학자 미드는 뉴기니의 부족들을 연구한 결과 각 부족들의 남녀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분석했다. 사회문화적 영향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난다. 가부장적인 체계가 잔존하고 있어 여성들은 사회활동을 하면서도 계속 자기검열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에너지 소모가 여성들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

식사준비, 빨래, 청소, 설거지 등은 반드시 필요한 노동이지만 이런 노동이 직접적인 소득창출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에서 평가 절하되고, 여성의 노동가치 또한 낮게 평가되었다. 비혼 남녀가 늘어나고 있으며, 한부모가족처럼 여성이 가장인 경우라 하더라도 여성의 부양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이러한 임금성차별은 정당하지 못하며 반드시 해결해야할 사회적 문제이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그동안 금기시 되었던 여성과 관련된 문제를 정치적 담론으로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은 여성이 임신 및 출산과 성을 통재할 수 있는 권리와 가부장제 폐지를 위한 투쟁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서구에서 진행된 이러한 움직임은 현재 우리사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낙태죄는 모성으로 여성이 아닌 존재는 부정하고 죄의식을 씌움으로써 여성의 몸을 남성이 통제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유교를 기반으로 한 엄격한 가부장적 사회에서 수평적 사회로 변화의 과정에 놓여 있다. 여성들은 차별을 줄이고자 성평등을 주장하지만 남성들은 이것을 역차별로 보고 여성들에 대한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남녀갈등을 봉합할 때 비로소 남성 역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어릴 때 여자라는 이유로 내 취향과 다른 핑크색 옷들만 선물 받았다. 남자아이들의 장난감은 조작과 경쟁, 공격성 등의 특성을 유발시키는 것이지만 여자아이의 장난감은 양육과 가꾸기 등의 특성을 유발시키는 것들이다. 임신을 하면 의사는 출산 즈음이 되어 옷 색깔로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는데 이러한 것 역시 태아 때부터 성별정체성이 만들어지는 데 민감하게 영향을 준다.